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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그믐, 설북촌. 마을에 연쇄살인마가 나타났다. 한 사람, 또 한 사람을 죽이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아내까지 죽였다. 이웃의 일곱 명의 아이들이 찾아와 손을 맞잡고 사건의 진상을 밝혀냈다.

나는 소하(萧何)다. 내가 살아가는 시간은 다른 사람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 삶의 밀도는 다른 사람의 일곱 배다. 이 몸 안에 일곱 명의 ‘나’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해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우리는 TV나 영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난폭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다중 인격이 아니다. 서로 더 잘 공존하기 위해, 우리는 각자 자신에게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이름을 붙였다. 실제로 우리는 일주일의 7일을 기준으로 번갈아 나타난다. 그리고 각자 자신만의 독립된 삶을 살아간다. 우리는 서로 한 번도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다. 책상 위에 남겨진 메모지의 글이 서로를 잇는 유일한 대화 방식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각자에게는 자신만의 일기장이 하나씩 있다. 거기에는 저마다의 작은 비밀들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의 일기를 절대 들여다보지 않기로 약속했다. 어쨌든 나는 일곱 명의 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 풍요로운 삶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누구보다 외로운 삶을 살아간다. 북적임도 나의 것이고, 고독 또한 나의 것이다.

서기 2118년 3월 13일, 세계에는 역병이 만연해 있었다. 【이터널】이라 불리는 바이러스가 급속히 전 세계로 퍼진 것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은 24시간 이내에 반드시 뇌사 상태가 되고, 몸이 피를 원하며 미쳐 날뛰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된다. 그 괴물들은 눈에 들어오는 모든 생물을 무차별적으로 습격해 잡아먹고, 침과 피를 통해 바이러스를 주입한다. 괴물은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전 세계를 지배해 버렸다. 이 괴물은 속칭 “좀비”라 불린다. 각국 정부는 붕괴했지만, 일부 강한 실력을 갖춘 국가는 응급 조치로 자국 땅에 높은 벽(월)을 세웠다. 월 안쪽은 천국 같은 안전지대다. 차이나의 대지에도 그런 “도원향”이 만들어졌다. 그 도시는 【차이나 시티】라 불렸다.